성공보다 행복을 먼저 선택했을 때 오래 버틸 수 있다
유튜브 · 토스 · 2026년 7월 12일 · 출처 보기↗
이승건 토스팀 리더는 토스의 10년을 이야기하면서 사업 전략이나 실행 방법론보다 자신의 삶을 결정해 온 기준을 먼저 설명한다.
그 기준은 의외로 성공이 아니다. 가장 행복했던 때의 모습으로 오늘을 사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결정 방식을 세 단계로 정리한다.
- 마음대로 살아도 되는 기반을 만든다.
-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를 기억해 낸다.
- 그때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간다.
처음 들으면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토스가 여러 차례의 실패를 버티고 지금까지 성장한 과정은 이 생각이 실제 선택에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준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늘리는 대신 줄이기
하고 싶은 대로 살려면 경제적·심리적 기반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기반을 만드는 방법은 더 많은 것을 갖추는 게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 것들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승건은 치과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사회적 인정과 경제적 성공을 계속 준비했다. 모든 노력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행복을 위한 준비가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정작 자신이 그 미래를 정말 원하는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자신이 원한다고 생각했던 것 중 상당수가 부모와 또래, 사회가 욕망하도록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라캉의 표현처럼 우리는 종종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그래서 그는 유명해지는 것, 업계 최고로 인정받는 것, 남들이 보기에 멋있는 삶을 사는 것 같은 욕망을 하나씩 걷어냈다. 대신 정말 남은 것은 내 마음을 깊이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는 것,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람이 되는 것, 필요하지만 아무도 만들지 않은 변화를 세상에 만드는 것이었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많을수록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은 길어진다. 반대로 필요한 것을 줄이면 행복을 미래로 미루지 않고 지금 시작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모든 친구와 주변 사람의 삶까지 책임지려 하면 정작 자신의 인생은 사라진다. 그는 자신이 끝까지 책임질 범위를 가족으로 좁혔고, 가족의 경제적 안전을 마련한 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부분은 단순히 “마음 가는 대로 살라”는 말과 다르다. 무작정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먼저 현실의 경계를 정리하는 것이다.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는가
그가 기억해 낸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어린 시절이었다.
친구들과 놀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은 잘하지 못해도 앞으로 노력하면 이길 수 있다고 믿던 때였다. 힘세고 무서운 어른들의 부당함에 아직 완전히 굴복하지 않았고, 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음식이 있을 거라고 믿을 수 있던 시기였다.
이 기억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이후 삶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었다.
토스팀의 높은 보상과 복지는 팀원들도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회의 관습이나 강한 경쟁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태도 역시, 놀이에서 몇 번 지더라도 다음 날 다시 친구들과 구슬치기를 하러 나가던 마음과 닮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행동이 미래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지 계속 계산하지 않는 것이다. 좋아서 하고, 재미있어서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행동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승건은 서른 살 무렵 책이 좋아서 일주일에 여섯 개의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당시에는 커리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한가로운 활동처럼 보였지만, 그때 공부한 사회학·인문학·정치학은 훗날 토스의 독특한 조직문화와 인간관을 만드는 기반이 됐다.
아이폰을 처음 접했을 때도 거창한 사업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도 앱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그는 그 선택을 “스스로에게 사이드 이탈을 허락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목적을 먼저 정하고 재미를 수단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재미를 따라 움직였더니 나중에 목적과 결과가 따라왔다.
실패를 견딘 것이 아니라 이미 원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후 그는 여러 앱을 만들며 5년 동안 여덟 번 실패했다. 하지만 실패는 결정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성공해야만 행복해지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앱을 만들기로 결정한 2011년 4월 21일에 이미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앱을 만들고 있더라도, 자신이 원한 여정을 걷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았다.
이 관점에서는 실패의 비용이 달라진다. 실패는 행복한 삶이 끝났다는 증거가 아니라, 오늘 구슬치기 한 판에서 진 것과 비슷한 사건이 된다. 다음 날 다시 하면 된다.
토스의 간편송금을 준비할 때 이미 국내 대형 IT 기업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상식적으로는 포기하는 것이 맞아 보였다. 그는 고민 끝에 “하고 져야겠다”고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그냥 실패한 사람이었지만, 도전하면 적어도 거대한 기업과 경쟁해서 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회사의 현금이 3주밖에 남지 않았을 때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투자를 약속한 투자자가 토스의 장기적인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조건을 붙이자 계약을 거절했다. 투자를 받으면 당장은 회사를 살릴 수 있었지만, 자신과 팀원들이 원하는 회사를 만들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컸다.
그는 투자자의 조건에 휘둘리며 회사를 유지하는 것보다, 차라리 망하더라도 자유를 지키는 쪽을 택했다. 결국 3주 만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다.
초기 PR 담당자를 채용하는 데 11개월을 기다린 결정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필요한 사람을 빠르게 채용하는 대신, 오랫동안 같은 미션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동안 생기는 문제는 직접 감당했다.
각각의 결정은 당시에는 무모하고 실패에 가까운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공통된 기준은 분명했다.
성공하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다.
성공이 행복을 만든 것이 아니라 행복이 지속성을 만들었다
이 영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성공과 행복의 순서가 뒤집힌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오랜 시간 참고 버티며 성공하면 비로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승건은 먼저 원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고, 그 삶이 좋았기 때문에 실패하면서도 계속할 수 있었다.
그가 5년의 실패를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히 의지가 강하거나 고통을 잘 참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성공하기 전부터 과정 자체가 행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낙관은 “결국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믿음과는 조금 다르다. 결과가 잘되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오늘을 살 수 있다는 믿음에 가깝다. 실패가 행복을 빼앗을 수 없으니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관습을 거스르고, 혼자가 되는 선택도 할 수 있다.
물론 이 이야기를 누구에게나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지금의 성공을 알고 과거를 돌아보는 이야기에는 결과론적인 면도 있을 수 있다. 그 역시 자신이 성공한 편이라는 사실을 농담처럼 인정한다.
그래도 이 이야기가 단순한 성공담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성공을 재현하는 방법이 아니라 실패해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구조를 제안하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것은 진짜 나의 욕망인지, 그리고 결과와 무관하게 계속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성공은 행복을 얻기 위한 필수 조건이 아니라, 행복하게 오래 움직인 끝에 따라올 수도 있는 결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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