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는 이미 정해져 있다: 마케팅이 아니라 제품이 정하는 성장의 천장
유튜브 · 토스 · 2026년 7월 14일 · 조회 1 · 출처 보기↗
토스에는 60여 개의 사일로가 있고, 이승건 대표는 그중 거의 대부분이 실패한다고 말한다. 실패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토스가 활용해온 개념이 하나 있다. Carrying Capacity, 사내에서는 줄여서 C.C.라 부른다. 이걸 알고 모르고에 따라 마케팅비의 소진 속도와 스타트업의 생존 확률이 달라진다는 게 강연의 출발점이다.
먼저, 답이 잘 안 나오는 다섯 개의 질문
이승건은 개념을 설명하기 전에 그로스 모델링에 관한 다섯 질문을 던진다. 각자 자기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답해보라고 한다.
- 파워 유저들이 공통으로 하는 행동, 예를 들어 프로필을 다 채우는 행동을 발견했다. 모든 유저에게 그 행동을 하게 하면 로열 유저가 더 늘까?
- 서비스가 24시간 장애를 겪었고 다음 날 트래픽이 빠졌다. 장기적으로 나쁜 일일까?
- 나도 경쟁사도 하루 10만 명이 온다. '매일 10만 명'과 '매주 70만 명'은 차이가 있을까?
- 투자받아 광고를 시작했더니 유저가 늘었다. 광고를 계속하면 유저도 계속 늘까?
- 알림 시스템이 고장 나 유저에게 알림을 못 보내게 됐고 실제로 유저 수가 줄었다. 걱정할 일일까?
이승건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PO 세션을 여러 번 했지만 이 다섯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프로덕트 오너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질문의 열쇠가 Carrying Capacity라고 예고한다.
Carrying Capacity는 호수에 물이 어디까지 차오르는가의 문제다
한마디로 CC는 호수의 물이 어디까지 올라오는지를 나타낸다. 호수의 물 높이는 비가 채워 넣는 물의 양과 밖으로 흘러 나가는 물의 양, 이 두 가지의 비율로 결정된다. 생태학에서 말하는 한계 수용능력이 바로 이것이다.

이 비유에서 호수의 물은 우리 서비스의 MAU, 즉 월 활성 유저 수다. 매일 새로 들어오는 유저 수와 전체 유저 중 매일 일정 비율로 빠져나가는 유저 수가 MAU의 최종 크기를 정한다.
전체 유저 수는 결국 들어온 새 유저와 나간 유저, 단 두 요소의 결과다. 다른 활동이 성장을 바꾼다면 반드시 이 둘 중 하나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무엇을 '액티브 유저'로 볼지 먼저 정의해야 하며, 이 정의에 따라 계산의 의미도 달라진다.
계산식과 평형점
CC는 이렇게 계산된다.
Carrying Capacity = 매일 새로 들어오는 유저 수 ÷ 매일 잃는 유저의 비율

예를 들어 매일 7,500명이 들어오고 하루 이탈률이 1%라면, 7,500 ÷ 0.01 = 75만이므로 CC는 75만이다. MAU가 75만이 되면 나가는 유저 7,500명과 들어오는 유저 7,500명이 같아져 균형을 이룬다.
유입이 7,500명에서 7,000명으로 줄면 MAU는 새로운 평형점인 7,000 ÷ 0.01 = 70만까지 서서히 내려간다. 반대로 이탈률을 1%에서 0.1%로 낮추면 CC는 10배인 750만이 된다. 그래서 CC는 광고와 마케팅을 걷어냈을 때 제품이 유저를 끌어와 붙들어두는 본질적인 체력을 나타낸다.
광고는 왜 성장의 착시를 만드는가
유입 유저 수는 제품 출시 후 일주일이면 파악할 수 있고, 이탈률도 한두 달이면 계측할 수 있다. 그렇게 계산한 CC가 결국 서비스 MAU의 최종 도착지다. 두 값을 본질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MAU가 잠시 움직여도 다시 이 도착지를 향한다.
CC가 75만인데 현재 MAU가 70만이라면 광고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75만까지 오른다. 반대로 CC가 75만인 걸 모르고 광고로 MAU를 100만까지 끌어올렸다면, 제품 자체가 그대로인 한 광고를 끄는 순간 MAU는 다시 75만까지 내려간다.
이승건은 이를 호수에 10만 명을 동원해 물을 퍼붓는 상황에 비유한다. 돈이 있는 동안에는 수위가 오르지만, 돈이 떨어져 사람들이 철수하면 불어난 물은 원래 높이로 돌아간다. 광고를 계속 켜두면 자연 유입량을 알기 어려워져 CC 계산도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그는 광고를 두 달만 꺼보고 실제 MAU의 도착지를 확인하라고 권한다.

근본적인 제품 개선 없이 마케팅만으로 MAU를 계속 키울 수는 없다. 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 유저를 늘리는 활성화와 리텐션 개선, 그리고 churn을 줄이는 노력처럼 두 숫자를 움직이는 활동만이 성장의 천장을 높인다.

토스는 CC를 어떻게 썼나
토스는 간편송금을 출시했을 때 유저 수가 어디에서 한계에 도달할지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 당시 계산한 송금의 CC는 300만이었다. 그런데 토스 유저는 이후 1,000만 명을 넘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새로운 CC를 얹는 것이었다. 송금의 CC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에 토스는 성장이 멈춘 뒤 대응하는 대신, 신용조회라는 새로운 가치를 출시했다. 새 서비스는 새로운 유입과 이탈 구조를 만들었고 앱 전체의 CC를 끌어올렸다. 동시에 송금 한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제품 개선으로 송금 자체의 CC도 높였다.
CC는 현재 제품의 한계를 보여줄 뿐 아니라, 언제 제품을 개선하고 언제 새로운 가치를 추가해야 하는지 판단하게 해준다. 토스가 송금에서 신용조회로 플랫폼화를 시작한 것은 성장 정체에 대한 사후 대응이 아니라 예측에 따른 선제적 선택이었다.
이승건은 많은 회사가 acquisition, 즉 얼마나 많이 얼마나 싸게 유저를 데려오는지만 이야기하고 정작 성장의 천장을 결정하는 churn rate는 측정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어떤 팀은 2년 동안 무엇을 붙여도 MAU가 늘지 않아 고민했는데, inflow와 churn을 기준으로 문제를 보지 못해 같은 자리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시, 다섯 개의 질문
이제 처음의 질문을 CC로 다시 볼 수 있다.
1. 파워 유저의 행동을 모두에게 시키면? 정답은 Yes와 No 모두 가능하다. 프로필을 채운 유저 수 같은 특정 지표는 올릴 수 있지만, 파워 유저와 프로필 작성이 인과가 아니라 단순한 상관이었다면 행동을 강요해도 로열티는 생기지 않는다. 정말 봐야 할 것은 그 행동을 시켰을 때 churn이 올라가는가다.
2. 24시간 장애 후 트래픽이 줄었다면? inflow와 churn의 비율이 변하지 않았다면 MAU는 잠깐 내려가도 다시 차오른다. 다만 장애로 신뢰를 잃은 유저가 떠나거나 신규 유입이 줄어 두 값 자체가 바뀌었다면 새로운, 더 낮은 CC가 형성될 수 있다.
3. 매일 10만 명과 매주 70만 명은 무엇이 다른가? 자주 방문하게 하려고 푸시를 늘리면 당장은 MAU가 커 보인다. 그러나 억지로 들어온 유저가 곧바로 빠져나가 churn도 함께 오른다면 CC는 그대로다. PO가 높여야 하는 것은 지금의 MAU가 아니라 CC다.
4. 광고를 계속하면 유저도 계속 늘까? 아니다. 광고로 만들어진 새 평형점에 도달할 때까지만 늘어난다. 광고를 꺼서 유입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면 MAU도 제품의 원래 CC로 돌아간다.
5. 알림이 고장 나 유저가 줄었다면? 유입이 줄어드는 동시에 불필요한 푸시 때문에 이탈하던 유저도 줄었다면 CC는 그대로일 수 있다. 푸시별로 들어온 유저가 30일 뒤에도 남는지 추적하면, 어떤 알림은 꺼도 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유저를 덜 괴롭히면서도 MAU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줄로 남기면
Carrying Capacity는 제품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유저 수의 도착지다. 마케팅은 그곳에 빨리 가게 하거나 잠시 넘어가게 할 수 있지만, 도착지 자체를 옮기지는 못한다. PO가 해야 할 일은 오늘의 MAU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 유입을 늘리고 이탈률을 낮춰 CC를 높이는 제품 개선이다. 현재 지표의 움직임보다 그 움직임이 유입과 이탈을 실제로 바꿨는지를 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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