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를 남게 만드는 건 하나의 숫자다: 아하 모먼트
유튜브 · 토스 · 2026년 7월 14일 · 조회 4 · 출처 보기↗
토스의 앞선 PO SESSION이 Carrying Capacity로 제품이 도달할 MAU의 천장을 설명했다면, 이번 강연은 그 천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로 이어진다. 답은 광고가 아니라 리텐션, 그리고 남은 유저가 공통으로 경험한 아하 모먼트(Aha Moment)다.
PMF는 리텐션 곡선이 평평해지는 순간이다
이승건은 Product/Market Fit을 선언이나 감각이 아니라 리텐션 곡선으로 정의한다. 시간이 지나도 유저가 끝없이 빠져나간다면 아직 PMF를 찾지 못한 것이다. 반대로 어느 지점부터 곡선이 평평해져 계속 쓰는 사람들이 남는다면, 광고 없이도 반복해서 찾을 만큼 본질적인 가치가 생긴 것이다.
PMF를 찾았다는 것은 스타트업이 안고 있던 큰 불확실성 가운데 두 가지가 선명해졌다는 뜻이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제품을 계속 쓸 고객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린 스타트업의 역할도 결국 불확실한 가설을 하나씩 검증 가능한 사실로 바꾸는 데 있다.
하지만 플래토가 생겼다고 성장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곡선이 어디에서 평평해지는지, 즉 얼마나 많은 유저가 남는지를 봐야 한다.

AARRR은 뒤에서부터 고쳐야 한다
많은 팀은 유저를 늘리고 싶을 때 가장 먼저 광고와 마케팅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승건은 AARRR을 거꾸로 보라고 말한다. 리텐션을 먼저 고치고, 그다음 액티베이션을 개선한 뒤, 마지막에 어퀴지션을 확대해야 한다. 남을 이유가 없는 제품에 유입만 늘리면 더 많은 사람을 더 빠르게 잃을 뿐이다.
리텐션 곡선은 떠난 유저와 남은 유저를 서로 다른 목적으로 보게 해준다.
- 떠난 유저를 인터뷰한다. 제품이 담지 못한 다른 사용 맥락과 다음 기회를 찾는 일이다. 지금의 리텐션을 바로 올리는 처방이라기보다, 기존 CC에 도달한 뒤 새로운 가치를 추가하기 위한 탐색에 가깝다.
- 남은 유저를 데이터로 분석한다. 계속 쓰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한 행동을 찾아 지금의 핵심 경험을 더 많은 신규 유저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이것이 당장 리텐션을 높이는 작업이다.
떠난 이유를 물을 때도 “왜 토스를 안 썼나요?” 같은 부정문보다 “지금은 무엇을 쓰나요? 왜 그것을 쓰나요?”처럼 현재의 행동을 묻는 편이 낫다. 이승건은 일관된 답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숨은 기회를 찾기 위해 직접 스무 번가량 인터뷰한다고 설명한다.
리텐션의 높이가 회사가 담을 수 있는 크기를 정한다
강연은 리텐션 플래토의 높이를 회사의 잠재적 크기와 연결한다. 이승건의 경험적 구분에 따르면 20%는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경계에 가깝고, 40%는 유니콘 규모, 70%에 가까우면 산업과 생활방식을 바꾸는 제품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초기 리텐션, 토스 간편송금의 초기 리텐션은 약 68%였다고 한다.

이 수치를 모든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할 절대 법칙으로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구분은 플래토가 존재하는가와 그 플래토가 얼마나 높은가다. PMF를 찾는 것과 큰 회사를 만들 기회를 찾는 것은 같은 질문이 아닐 수 있다. 어렵게 찾은 20%짜리 기회에 머물지, 다시 불확실성으로 들어가 40%와 70%의 기회를 찾을지는 별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아하 모먼트는 남은 유저가 공통으로 통과한 순간이다
아하 모먼트는 유저가 제품의 핵심가치를 실제로 경험하고 계속 쓰게 되는 특이점이다. 분석의 출발점은 파워 유저의 성격이나 의견이 아니라 남은 유저들이 공통으로 한 행동이다. 강연에서는 그 행동을 한 유저의 약 95%가 남는 수준의 강한 상관을 찾는다고 설명한다.

초기 토스 간편송금의 아하 모먼트는 4일 안에 두 번 이상 송금하는 것이었다. 이 조건을 통과한 유저는 대부분 남았고, 통과하지 못한 유저는 대부분 떠났다. 그래서 토스는 신규 유저가 1원 송금을 다섯 번까지 무료로 해볼 수 있게 했다. 돈을 많이 지급하는 대신, 핵심가치를 짧은 시간 안에 반복해서 경험하게 만든 것이다.
이 기준은 온보딩 기능 하나를 넘어 조직의 공통 언어가 된다. 회사가 50명, 100명으로 커지면 각 팀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 달라진다. 그러나 “신규 유저가 4일 안에 두 번 송금하게 만든다”는 문장은 새로 입사한 사람도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바로 이해하게 한다.
Simplicity, not Science. 완벽한 숫자를 찾는 것보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만큼 단순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4.5일 안에 세 번이면 더 정확하지 않은가?”를 따지기 시작하면 조직의 기준은 다시 복잡해진다. 아하 모먼트는 통계적 정밀도를 겨루는 논문이 아니라, 핵심가치를 더 많은 유저가 경험하도록 제품과 조직을 정렬하는 도구다.
좋은 아하 모먼트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아하 모먼트는 보통 다음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XX라는 행동을 YY일 안에 ZZ번 한다.

- XX는 핵심가치를 경험하는 행동이다. 토스라면 송금, 드롭박스라면 기기 폴더에 파일을 저장하는 행동이다.
- YY는 제품을 잊기 전에 경험해야 하는 시간이다. 서비스가 넘치는 환경에서는 첫 경험을 빠르게 완성해야 한다.
- ZZ는 가치가 습관과 확신으로 이어질 만큼의 반복 횟수다. 이상적으로는 한 번이면 좋지만, 많은 제품은 두 번에서 열 번가량의 반복이 필요하다.
페이스북은 가입 후 10일 안에 친구 7명 연결, 슬랙은 한 팀에서 메시지 2,000개, 트위터는 30명 팔로우가 대표 사례로 제시된다. 서비스들이 가입 직후 친구나 계정을 추천하는 것은 단순히 화면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핵심 경험에 최대한 빨리 도달시키기 위해서다.
다만 통계적으로 강한 행동을 찾았더라도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없다면 좋은 아하 모먼트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입 사흘 안에 친구 40명을 연결해야만 남는다면, 유저를 억지로 그 숫자까지 밀기보다 친구 연결 자체의 가치를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XX를 반복시키기 전에 XX를 더 나은 XX′로 바꾸는 제품 개선이 먼저다.
아하 모먼트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열쇠가 아니다. 이승건은 이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개선을 20~30% 정도로 본다. 나머지는 떠난 유저가 원했던 다른 사용 맥락을 발견하고, 새로운 기능과 가치로 Carrying Capacity 자체를 넓히는 일에서 나온다.
결국 성장의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리텐션 플래토로 PMF를 확인하고, 남은 유저가 반복한 행동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더 많은 신규 유저가 그 순간에 도달하도록 제품과 조직을 정렬한다. 광고는 그 뒤다. 성장은 사람을 더 많이 데려오는 일보다, 제품의 가치를 경험한 사람이 왜 남는지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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