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성공하는 경험을 만든다
유튜브 · EO Korea · 2026년 7월 13일 · 조회 2 · 출처 보기↗
이미 알려진 성공의 결과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결과가 정해지지 않았던 2020년의 김병훈이 어떤 실패를 거쳐 어떤 운영 원리를 믿고 있었는가다.
그가 설명한 APR의 성장은 한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어붙인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필요 없는 아이디어를 버리고, 제품·마케팅·조직을 고객이 원하는 결과라는 한 방향으로 맞춰 간 과정에 가깝다.
창업은 ‘아이템 찾기’에서 시작해 실패했다
김병훈이 처음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는 중학생 때 아버지가 능력과 무관한 사내 정치로 해고된 일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주변은 대기업과 컨설팅 취업을 준비했고, 교환학생으로 멀리 떨어지고 나서야 자신이 원래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더 영향을 받기 전에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해 미국에서 팀을 꾸렸다.
문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였다. 당시 유행하던 블루오션과 니치 마켓을 따라 빈 시장부터 찾았다. 그러나 여러 번 실패하며 배운 것은 단순했다. 시장이 비어 있는 이유는 경쟁자가 못 찾아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굳이 해결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알람 앱, 커플 미션 앱, 데이팅 앱, 소셜커머스 등 여러 시도가 4년 동안 실패로 돌아갔다.
광고는 첫 구매를 만들었지만, 제품은 두 번째 달을 만들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운영한 광고대행업에서는 첫 달 판매가 크게 뛰었다. 하지만 두 번째 달부터 계속 하락했다. 광고를 보고 산 고객이 실제 제품에는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고는 한 번 팔게 할 수 있어도, 만족과 재구매까지 대신해 주지는 못했다.
이 경험이 직접 제품을 만들자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APR은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분리하기보다 처음부터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지 함께 설계했다. 모두에게 좋은 제품이라고 넓게 말하는 대신 구체적인 고객과 전달할 가치를 먼저 정했다. 에이프릴스킨은 첫해 매출 2억 원에서 이듬해 120억 원으로 성장했다.
모두가 열심히 일해도 회사는 손해를 볼 수 있다
성장 뒤에는 조직의 역설이 나타났다. “유명한 사람을 데려와 위임하라”는 조언은 절반만 맞았다. 2018년 APR의 각 부서는 열심히 일했고 각자의 지표도 좋아 보였다.
- 판매 조직은 이익보다 판매량을 늘렸다.
- 오프라인 조직은 점포별 수익보다 매장 수를 늘렸다.
그러나 10개월의 결과를 하나로 합치자 회사 전체는 마이너스였다. 부분마다 최적화한 목표가 전사의 이익과 같은 방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각자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회사 전체의 최선으로 자동 합산되지 않는다.
대표의 역할은 좋은 사람을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부서가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하는지 정하고, 부분의 성과가 전체의 가치로 합쳐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APR은 자신들만의 강점이나 다른 브랜드가 주지 못하는 가치가 없는 영역에서는 물러나기로 했다.
고객 성공은 구매가 아니라 원하는 결과의 달성이다
그때 조직을 다시 묶은 기준이 고객 성공이었다.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산 고객의 성공은 제품을 결제하거나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고객이 생활 속에서 과식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회사가 고객의 삶을 전부 통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제품 밖의 서비스와 애프터케어까지 설계할 수는 있다. APR은 고객용 앱을 통해 복용 시점과 운동 방법을 안내했다. 핵심은 더 많이 파는 채널보다, 한 명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이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지게 돕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었다. 판매 이후까지 책임질 때 D2C 브랜드가 롱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경보다 같은 세대가 더 가까워졌다
김병훈은 모바일과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국가 간 문화 차이보다 세대 차이가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한국의 20대와 영국의 20대가, 같은 한국의 서로 다른 세대보다 더 비슷한 취향과 문제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밀레니얼 고객을 깊이 이해한 경험을 글로벌 동세대에게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영상 속 시점에서 APR의 해외 매출은 2018년 103억 원, 2019년 384억 원이었고 2020년에는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는 이후 결과를 알고 만든 설명이 아니라, 당시 여러 국가에서 국내의 성공 방식을 재현할 수 있다고 본 전망이었다.
젊음은 실패할 시간이고, 성장은 책임의 무게다
산업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 창업자에게도 한 가지 분명한 자산이 있다. 여러 시도를 해 보고 실패할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김병훈도 수많은 실패를 거친 뒤 APR을 창업했을 때 여전히 27세였다.
반면 회사가 커질수록 걸려 있는 것은 창업자 자신의 인생만이 아니다. 구성원들의 삶도 함께 걸린다. 그래서 대표는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는 것만큼 자기 자신에게도 객관적이고 엄격해야 한다. 젊음이 실패할 여유를 준다면, 성장은 그 실패를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책임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력하라는 훈계보다 어려운 목표를 실제로 달성해 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은 성취가 “나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동료들과 이야기했던 미래가 조금씩 현실이 되는 장면이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릴 힘이 된다.
이 영상에서 이어지는 변화는 일관된다. 빈 시장보다 왜 비어 있는지를 보고, 판매 급증보다 사용 후 만족을 보고, 부서별 KPI보다 회사 전체의 결과를 보고, 구매보다 고객이 원한 변화를 본다.
성장은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고객의 성공을 향해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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